한국 외교는 죽었는가
국제정치외교협회장 정치학 박사 이안범
과연 21세기에도 미국은 세계의 패권국가로의 권위를 지킬 수 있을까?
아메리카니즘이 글로벌 사회를 리드 할 수 있는 유일한 패러다임인가?
역사를 보라, 로마, 몽고, 대영제국이 추구했었던 세계 제국의 꿈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세계제국 건설에 성공했다고 고무된 미국은 어떤 나라도 미국의 권위에 도전할 수 없도록 울타리를 치고 있다.
1990년 7월에 시작된 걸프전쟁의 미완성으로 인해 심지어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했고 그 결과 사랑하는 우리 민족의 아들 김선일이 죽임을 당했다.
세계질서 자체라는 오만과 독선적 이익추구로 일관된 미국외교의 이분법은 1973년 워싱턴 시대에 고립주의로 출발해 1823년엔 먼로주의, 1918년엔 윌슨의 국제주의를 거쳤다.
2001년 반 테러를 앞세운 조지 W. 부시의 정책은 나토(NATO)를 중심한 유럽과의 군사외교관계를 수렁에 빠뜨렸고 프랑스로 하여금 미국에 국제적 독주와 오만을 질타하면서 외교적 저항세력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한국의 노무현 정권은 미국 의존 외교를 통해 그의 정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새가슴적 정책발상 때문에 민족의 꿈나무 김선일씨를 알자르카이의 손에 죽게 했다.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한국외교는 죽었고, 절망의 나락에 떨어졌다. 그 시간에 알자지라 방송은 이제 서방국가들 뿐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도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나라는 어떤 국가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동북아중 미국과 조약 또는 동맹을 맺고 있는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무섭고 절실한 현실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2004년 6월 23일 새벽 2시에 한국에선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되었다. 그 회의에서 시신 수습후의 운구 이전 방법 등이 논의됐다는 보도가 있을 뿐이다.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까운 조국이다.
이 자리엔 반드시 노무현이란 통치권자가 나와야 하고 국민을 향해 통곡이라도 하면서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의 상황과 정치외교의 방향을 제시했어야만 한다.
일본을 보라. 지난 4월 일본인 3명이 팔루자 지역에서 납치되었고 알자지라 TV방송은 인질을 협박하는 비디오 필름을 방영했지만 일본 정부는 즉각 아이자와 이찌로 외무부상을 현지에 파견하고 이슬람 종교 위원회를 설득시켜 그들을 석방하지 않았는가?
한국정부는 무얼 했는가?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장면을 CNN을 통해 지켜보던 한국의 노무현 정치그룹들은 무얼했나?
지난 20일 사실상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던 주미대사관은 또 얼마나 무력하고 무능한 외교집단인가, 윤병세 공사를 중심으로 국무부 및 관련기관들과 접촉해 김선일씨의 소재와 협상 창구 찾기에 노력했다는 대사관엔 정부가 파견한 대사는 무얼 했는지?
그 테스크포스팀에 합류했었는지 알 길이 없다.
이것이 한국 외교의 현실이다. 외교의 알맹이와 실체는 없고 종속적이며 미시적 접근으로 순간순간 개인 안보에 안착하려는 속성을 보이는 것이 한국 외교의 현실이다.
김선일씨가 납치된 장면이 보도된 즉시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내가 이라크로 가겠다. 그 문제는 나와 직접 의논해 결정하자”고 말하고 이라크에 갔으면 김선일씨는 살았고 세계가 한국 대통령의 외교적 리더십에 놀랐을 것이다.
또한 미국이 한국을 깔보는 동맹이 아닌 상호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동맹외교 틀을 형성시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 정치외교의 이니셔티브를 장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인간에게 참으로 숭고한 가치는 바로 자기 모국을 사랑하는 심성이다.
애국심은 인간들에게 힘을 생성시켜주는 활력이 된다.
한국의 외교담당자와 대통령은 진정 애국심과 외교에 대한 성찰을 요구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