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이후 세계 유일 강대국이 된 미국 권력의 독주를 견제하고 국제 권력 주도권을 분할 소유하겠다는 러시아와 중국의 대미공세는 이미 6년전에 시작됐다. 1999년 11월 베이징에서 채택 된 중러〮 정상회담의 성명서 핵심은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이다.
왜 이 성명이 나왔는가? 체첸 공화국의 인권문제와 1999년 미국이 지휘했던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유고 공습 당시 미국의 대외정책인 ‘뉴 인터내셔널리즘’은 주권보다 인권이 우선이란 논리로 패권야욕을 표출한 것이라고 러시아와 중국이 크게 반발했기 대문이다.
신 냉전시대가 개막되고 있다. 100년만에 서해에 모습을 드러낸 러시아 함대와 중국인민군의 대규모 상륙작전 합동훈련은 미국, 러시아, 중국 사이에 패권주도권 쟁탈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미국 군사포위망 뚫기 연습과 미∙일이 연합으로 동 중국해를 봉쇄할 경우에 대비한 훈련, 통일 중국을 위한 대만상륙작전 등에 치중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 동원된 인민군 8000명과 각종 무기는 미국 군사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세계경찰국가적 힘을 견제하고 예전의 강국이미지를 창출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23일부터 25일까지 실시될 이 같은 훈련들은 미국에 새로운 무기개발을 서두르라는 충격을 주게 될 것이다.
세계가 지금 긴장하고 있다. 중국 초청에 의해 고위급 군사 훈련단을 합동 훈련장에 파견시킨 인도는 현재 9억명의 인구이지만 2020년엔 14억 인구가 될 공룡국가이다.
미국이 제일 두려워하는 동맹체제가 러∙중∙인도의 트리오 동맹이다. 10월엔 러시아와 인도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키로 된 상황을 미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 미국은 공격용 핵잠수함 샌타페호를 훈련장 해역에 배치시켰고 첩보활동을 강화중이다.
일본은 미태평양 사령부와 2006년 1월 연합군사훈련 계획을 수립했고 대만정부는 해상봉쇄와 상륙작전을 실시중인 러∙중 군사훈련은 대만침략 준비훈련이라고 비난한다.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서해와 진출한 것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외교사건이다.
소련의 극동부 사령부가 태평양을 장악했었던 과거 군사 이니셔티브가 2005년에는 러∙중 연합군으로 변신된 동북아의 가장 강력한 힘으로 솟아오르고 있다.
이 파워는 21세기형 뉴파워 출현이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평화의 사명 2005’로 명명된 러∙중 합동군사훈련은 첨단무기가 총동원된 실전 같은 훈련이다.
중국 산동반도와 서해안에서 25일까지 실시될 이 훈련은 신냉전 시대가 시작됐음을 상징한다. 다극화된 세계체제는 다시 무한경쟁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이것이 과연 21세기 지구촌의 평화인가? 팩스로마로 출발된 역사권력은 몽고, 대영제국을 거쳐 지금 미국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팍스 아메리카나가 영원할 수는 없다. 이 논리는 역사의 속성이다. 왜냐하면 2000년 전부터 강대국들이 꿈꿨던 세계제국은 한번도 완성된 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