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아메리카’ 어디로 가나
국제외교협회 회장 정치학박사 이안범
이데올로기 시대를 살아 온 세대에게, ‘공산주의’란 언어는 ‘적’개념이다. 페레스트로이카를 선언했던 고르바초프가 공산주의를 불태워 없앴기 때문에 지구상엔 더 이상 공산주의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살아왔다. 그런데 2008년 가을 칼 마르크스가 부활되고 있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 월가의 경제대란과 혼란의 틈새를 뚫고 ‘공산당’이 부활 프로모션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미국 공산당의 리베로, 델라피아나 당의장은 “자본주의 금융위기는 공산 이데올로기가 왜 필요한가?”란 질문에 대한 투명한 답변이라고 외치고 있다.
또 미국 사회주의 노동당의 세스 델링커는 “시장경제 붕괴는 사회주의를 복원시킬 새로운 역사창조를 위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기염을 토한다. 유럽에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구 동독에서 판매된 부수보다 3배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일본에선 매월 1000명 이상의 신규 당원이 공산당에 입당해 기승을 부리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메리카니즘은 여전히 21세기를 위한 패러다임이 될 수 있는가?란 물음에 대해 모디어 주커먼은 “성조기 밑에서 세계는 계속 자유로울 것”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탈 냉전으로 냉전비용 부담에서 탈출한 미국은 하이텍으로 무장된 ‘달러 헤게모니’를 미국식 민주주의 통치 전략으로 활용했고 자유시장 경제시스템은 미국의 구조철학이란 오만을 부리다 다우존스가 무너졌고, 총체적 국제통치 권력인 팍스 아메리카나를 혼돈의 강에 빠뜨린 것이다.
패권적 정책과 일방주의 외교는 고립을 좌초했고 합리적 스펙트럼에 의해 숙성된 국가에너지를 소모시킨 미국은 이미 이라크 전쟁에서 위기를 만났지만 치유를 위한 처방정책 개발에 실패했다. 그 실패가 지속되는 상황 위로 세계는 무섭게 변했고 국제정치는 신냉전 체제를 만난 것이다.
‘패권적 미국위기 틈타
공산주의 국제적 기승
공존의 질서 새로 짜야’
20세기 말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정치변화가 뉴욕 심장부에서 공산주의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1999년 11월 통독 10주년 기념식에서 고르바초프는 공산체제가 왜 망했는가? 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공산체제는 자유와 경쟁을 부정하는 내재적 모순 때문에 무너졌다. 그러나 민주주의도 국가간 무력경쟁, 세대간 대립, 빈부격차의 벽을 허물지 못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몰락 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던 망령이 살아나고 있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
로마제국이, 몽고가, 그리고 대영제국이 추구했던 세계패권을 향한 꿈들은 모두 실패했다. 어떤 나라도 성공 못했던 패권제국 건설에 고무된 미국 통치 그룹은 일방주의 군사게임을 신앙처럼 앞세웠고, 조지 W. 부시 권력의 핵인 네오콘은 종파적 집단 이기주의를 외교의 축으로 삼아 전쟁에 개입중인 현실은 미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잉태케 할 것이다.
역사를 보라 역사는 늘 새로운 변화를 요청하는 속성을 지녔다. 역사 속엔 승리와 패배가 함께 공존한다. 이것이 역사의 진화요, 패러다임이다.
지금 지구촌은 역사의 새로운 전환을 요청받고 있다. 공산당이 자본주의 심장 속 미국땅에서 독버섯으로 피어나는 그때 유일신적 아메리카니즘은 역사의 순리란 질서 속으로 재편당 할 것이다.
필자의 서재 창가에 낙엽이 떨어져 뒹군다. 가을이 점점 더 깊어간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가을 밤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띄운다.
미국이여, 그대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