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인 시민운동 기대 크다
국제외교협회 회장 정치학박사 이안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발전된 아시아 커뮤니티는 유대, 중국, 인도 순이다. 중국계는 신의로 자금을 모아 공동체 비즈니스를 운영해 모두 함께 성공했으며, 세계 각처에 흩어져 있는 6500만명의 화교들을 ‘화상’이라는 네트워크를 조성시켜 그들의 조국 발전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을 제공했고 그 행위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인도인들은 어떤가. 동포들끼리 먼저 뭉치고 끝 없는 신뢰를 보내면서 공동 이익사회 창출을 위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전 미국의 모텔과 호텔업의 65% 이상을 인도계가 소유하고 있음은 이를 잘 반영해주고 있다.
경영을 책임진 동업자에게 절대지지와 끝없는 신뢰, 믿음, 사랑을 표출시켜 함께 잘 사는 공동사회를 인도적 민족의지와 동업정신으로 만들어 낸 그들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한인 커뮤니티엔 공동체 정신과 틀이 없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역사는 수 천년간 중국에게 지배당했던 사대사상과 일제의 통치에 짓밟혔던 한으로 가득 찬 민족혼의 상처를 아직 아물게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동포들이 똘똘 뭉쳐 미국 속에 우뚝 솟아 오를 때 미국도, 세계도 ‘한국인’을 다시 바라보고 인정하게 된다. 그런 발전적 풍토 조성을 위해 우리는 다시 한번 뭉쳐야 한다.
우리는 믿고 함께 발전할 전략 수립에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그렇게 모여진 힘은 바로 동아시아에서 제일가는 조국을 창출시킬 충분한 에너지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할 때 얼마 전 LA한인사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한인사회 정화위원회’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이 위원회는 출범 선언문에서 “한인사회의 옳지 못한 일에 더 이상 눈을 감고 입을 닫으며 귀를 막고 있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선언’을 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들은 이 썩고 부패해가는 동포사회를 개혁시켜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며 미국 속의 한민족의 총체적 에너지를 모아 우리 민족의 위대한 발전의 틀을 창출시킬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한인사회의 올바른 방향제시를 위해 바람직한 역할이라 생각된다. 참가한 인사들이 참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으길 바라며 이 같은 단체의 태동에 뜻을 같이한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 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현실화되면 동포사회에는 새로운 틀이 형성되고 아울러 한인사회의 경쟁력도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이 위원회는 또 “동족들에게 피눈물 나게 하고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와 한인 이미지 실추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시정하는데 앞장서면서 순수한 민간 시민운동 단체로 역할을 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렇게 한인사회를 위한 충정을 발휘한 분들에게 고마운 말을 전하고 싶지만 몇 가지 당부도 하고 싶다.
첫째, 정화위가 권력기구가 아닌 순수한 정의실천 민간기구란 점을 명심하고
둘째, 커뮤니티의 개혁 발전에 대한 전략과 정책개발에 힘쓰며
셋째, 통합과 바람직한 리더십에 대한 비전을 동포사회에 제시해주길 당부한다.
꿈과 비전이 없는 삶은 존재가치가 없다. 질서와 목표가 없는 사회는 부패해서 썩기 마련이다. 그리스 문화이래 지금까지 모든 역사가 총체적으로 제시한 삶의 가치와 목표는 사랑이며 구체적 자아 발견에 대한 각성이다. 한인사회를 한 단계 성숙시킬 정화위에 큰 기대를 건다.